MY & YOUR LIFE

聽琴賞蓮

금[琴]을 들으며[聽] 연꽃[蓮]을 즐기다[賞].


오늘은 저번에 살펴본 주유청강에 이어 두번째 시간으로, 신윤복의 청금상련에 대해 생각해 보자. 신윤복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살았던 그는 그가 살던 시대를 뛰어넘는 멋진 작품을 남기었다. 각설하고, 그림으로 말하면...


 

먼저 그림의 등장인물을 살펴보면 당상관 이상의 양반들 기생들과 함께 놀고 있습니다.


양반들의 신분은 어떨까요?

가운데 서 있는 남자와 앉아 있는 남자의 갓을 보면 양태도 크고 달린 패영도 사치스러워 보입니다.  또한 가운데 남성의 도포끈[동자회]이 보라색이라는 것에서 당상관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사람 모두 격의 없게 노는 것으로 보아 친한 동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생 하나는 가야금을 타고 있고, 다른 한 명의 기생은 양반의 무릎(?) 위에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기생들 뿐만 아니라 의녀도 보이고 있습니다. 대장금 등에서 많이 보았던 의녀들의 모자, "가리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은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 사선을 기준으로 3명씩 나누어져 있습니다. 또 재미있게도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 사선을 기준으로도 3명씩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화를 이끌어 내는 핵심인물은 가운데 서 있는 인물 B입니다.

또한 사선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담벼락과 제발을 실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발을 살펴보겠습니다.

 

座上客常滿 [좌상객상만]

酒中酒不空 [주중주불공]


좌상에는 손님이 항상 가득 차 있고,

술 안의 술은 비지 않는다. 


조금은 의아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酒中酒不空에서 술 안의 술이 무슨 뜻일까? 

혹시 술독의 술[樽 술통준]로 해서 樽中酒不空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사이트를 살펴보니, 신윤복의 실수라고 했다. 과거 그럴까? 

이 말을 거슬러 올라가면 북해태수 공융이 坐上客恒滿 樽中酒不空이라고 한 데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식자인 신윤복이 그것을 몰랐을까?


물론 신윤복이 술에 취해서 제사를 썼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 보다는 무슨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 그림에서 술이 있는가? 분명히 없다.


가운데 서 있는 남성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래 그림을  보면 파트너인 의녀가 있는데, 그 의녀는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애정행각을 보고 있다. 애정행각을 보는 것이 아니라면 연꽃을 보는 것인데,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에 애정행각을 보는 것으로 결정! 그리고 오른쪽 발이 저 정도로 가 있다는 것은 훔쳐 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아예 돌렸다는 것인데... 

 


 파트너인 의녀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일까?

혹시 평소에 마음에 두던 기생을 다른 친구에게 빼앗긴 것일까? 참으로 재미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제목을 보면 청금상련이다. 

금을 듣고 있는 양반은 분명히 등장한다. 그렇다면 연꽃을 감상하는 양반은 누구인가?

신윤복이 이 그림을 그리면서 그 자신이 감상한 것이 아닐까?


입력일 : 2017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