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옛 그림 신윤복의 임하투호
오늘은 조금은 난해한 그림이지만 신윤복의 임하투호(林下投壺)를 감상하고자 합니다.
먼저 그림부터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무 아래서 양반들과 여인 한 명이 투호 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먼저 계절은 봄이라고 생각됩니다. 계절을 보려면 초목을 살펴보아야 하는데. 가장 큰 나무가 오동나무라고 합니다. 제가 나무까지는 잘 모르지만, 오동나무라면 잎이 넓기에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오동나무라면 5월달에서 6월에 걸쳐 꽃이 피는데, 꽃이 피지 않은 것을 보니 5월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뒤쪽에 있는 철쭉으로 생각되는 초목이 분홍색의 빛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보건데 겨울이 지난 봄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화창한 봄 날씨에 사람들이 투호 놀이를 하고 있는데, 투호 놀이를 살펴 봅시다.
일단 저는 투호의 살(矢)에 주목을 하였습니다. 투호 살이 총 15개입니다. 그러면 5명 이기에 한 사람당 3개씩 하면 되겠죠? 왼쪽에서 두 번째 사람도 현재 3개의 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곰방대를 물고 있는 사람과 맨 왼쪽에 있는 사람은 현재 자신의 살을 다 던지고 다른 이가 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됩니다. 과연 이 두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요? 먼저 곰방대를 문 양반은 점잖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러한 긴장감은 맨 왼쪽의 사람에게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진 사람에게 과연 어떤 벌칙이 있을까요? 궁금하군요. 분명 응원을 하겠지만 속 마음 속으로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겠죠?
살을 던지는 양반의 모습은 이 두 사람의 걱정을 아는지 갓도 벗고, 도포의 끈을 오른쪽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매우 신중하게 투호를 던진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참, 오른팔도 걷어 붙였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분명 지면 곤란한 내기라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투호에 내기까지...
그런데 궁금한 것은 여인의 모습입니다. 남자들과 야외에서 투호놀이를 한다는 것은 일반 양반집 여인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이 여인은 기생으로 판단되는데 왜 살을 두 개만 들고 있을까요? 또 왜 여인의 오른발은 살짝 올라가 있을까요? 나름대로 생각하기에 자신의 차례에 다 던지지 않고 기다린다고 생각되며, 다리를 든 이유로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의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맨 처음에 '오늘은 조금 난해한 그림'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그림 자체는 평이하지만, 신윤복의 제문을 가지고 한참 고생했습니다. 첫 글자부터 헤매였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분이 해석한 것을 가지고 왔습니다. 네이버 블로거 임정님 감사합니다.
款驅造化入纖毫 [관구조화입섬호]
任是姸媸不可悲[임시연치불가비]
관이 조화를 구사(驅使)해 가는 털을 드니
예쁘거나 추하거나 슬퍼할 수 없네
款 정성 관 驅 몰 구 造 지을 조 化 될 화 纖 가늘 섬 毫 가늘털 호 任 맡길 임 是 옳을 시 姸 고울 연 媸 추할 치
여기서 款이란 관단마(款段馬 : 걸음이 느린 조랑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윤복은 자신을 관다마와 비유하면서 겸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즉 "잘 하지는 못 하지만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니, 그림이 좋던 나쁘던 간에 슬퍼하지 않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왜? 이 그림에 이런 제문을 붙였을까요?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림 자체의 문제이기 보다, 이 그림을 그릴 때 신윤복에게 어떤 감정의 기복이 일어날 만한 일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 해석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오늘은 제문이 어려운 신윤복의 임하투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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