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 YOUR LIFE

한달 남짓 남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하여, 온 가족이 남대문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러 출동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구매할까 생각도 해 보았는데, 아내가 남대문이 싸고 좋다고 해서 바람도 쐴겸 가게 되었습니다.


4호선 회현역 6번 출구에서 내려 남대문시장 4번 출구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사전에 인터넷 등에서 찾은 자료를 바탕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찾던 대도상가가 문을 닫는 바람에 남대문 전체를 뒤지게 되었습니다. 일요일에는 꼭 확인하고 가야겠습니다.



우선 찾은 곳은 친절사 안경과 칼 안경점 사이에 있는 크리스마스 컬렉션이라는 가게였습니다. 오늘 방문한 4곳의 가게 중에서 가장 저렴하고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줄 타는 산타도 귀엽고 산타인형도 너무나도 좋았지만, 줄 타는 산타는 인터넷에서 거금 8000원을 들여 구매했고, 다른 산타분은 너무 고귀하신 분이라 패스하였습니다.


 

아래 보이는 1m20cm의 트리는 16000원이었습니다. 같은 종류의 1m는 10000원인데 갑자기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다른 곳을 방문해 보고 결정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 가게에서 마음에 들던 것 중 하나가 크리스마스 선물 박스였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제 부모님은 그냥 머리맡에 선물을 밤에 몰래 가져다 두었는데, 저런 선물 박스로 선물을 받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나도 다시 어려지고 싶습니다. 하긴 내가 어려지면 우리 아내가 너무 힘들겠죠?



두 번째 가게는 정확히 어디인지 기억에 남지 않지만 대도종합상가 근처로 기억합니다. 이 가게의 경우 밖에서 보고 안에 들어가서 물건을 고르고 싶었지만, 통로가 너무 좁고 유모차는 가게 안에 들어오지 말라는 사장님의 간곡(?)한 부탁이 있어서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가격을 알아보는데 실패한 우리는 다음 가게를 찾아 헤매었습니다. 숭례문 수입상가 근처에서 우리가 찾던 트리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유모차도 OK! 그런데 우리가 찾던 1m 20cm의 트리가 3만원이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아까 본 트리와 다른 점이 없던데, 그런가 보다 하고 설명만 듣고 나왔습니다. 남대문의 매력 때문인지 몰라도 가격은 3만원에서 2만3천원까지 할인해 주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고맙지만 아까는 16000원이라서 PASS!




지친 마음에 어디로 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 숭례문이 보였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가 조금 아쉬워서 숭례문을 보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숭례문에서 관람을 끝나고 아내와 아기들이 "아빠! 호떡 먹으러 가자!"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신세계까지 남대문시장길을 횡단하였습니다. 그놈의 호떡이 뭐라고.


숭례문


길도 좁고 사람도 많아서 시간이 좀 걸렸는데, 지도에서 확인해 보니까 350m이고 도보로는 6분 거리라고 하네요. 하긴 시장길을 유모차 끌고 다니는데 금방 가는 것이 이상하죠^^.



우리가 먹으려던 호떡집을 찾지 못해서 헤매고 있을 때, 다시금 등장한 크리스마스트리! 우리는 반가운 마음에 호떡을 미루고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본 트리는 우리가 찾던 1m 20cm이고 좀 더 럭셔리하게 생겼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사장님 이 트리 얼마입니까?"라고 물었고 사장님은 "6만원입니다." 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답을 들은 순간 저와 아내는 급실망을 하였습니다. '남대문시장에 온 의미가 없구나, 왜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표정을 본 사장님은 6만원에서 5만원, 5만원에서 4만원 그리고 3만 3천원까지 할인해 주셨습니다. 다시 급실망! '얼마나 가격을 펑튀기했으면 6만원에서 50%까지 할인을 해 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알아 보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그 가게 위치를 적지 않은 이유는 보시는 분들이 잘 판단하시기를 바랍니다.)



허탈하고 실망한 마음에 수수호떡 집을 방문했습니다. 수수호떡, 오뎅, 떡볶기 등 맛있는 먹거리가 많았습니다. 유혹을 참고 꿀수수호떡을 2000원 주고 2개를 구입했습니다(꿀 수수호떡 1000원, 단팥 수수호떡 1500원). 아내와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결국 크리스마스 트리를 구매하는 것은 포기하고,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비록 허탈하고 지쳤지만 가족들과 남대문 시장 구경도 하고, 사람 구경도 하고, 남대문 구경도 하고, 맛있는 호떡도 먹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