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 YOUR LIFE

젊은 양반들의 봄 나들이 연소답청(年少踏靑)에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이 그림은 혜원 신윤복의 그림 중에서도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양반들의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먼저 그림을 감상해 봅시다. 

시간과 장소, 등장인물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먼저 시간적으로 분홍색 진달래가 핀 봄날입니다. 제목에서도 '답청(踏靑)'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답청이란 뜻은 봄에 파랗게 피어난 풀들을 밟는다 즉 봄에 교외로 바람을 쐬러 간다는 뜻이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봄날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김홍도는 진달래를 그리면서 다른 바위 부분은 연하게 그리면서 진달래의 분홍색을 강조했습니다. 역시 신유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소 역시 진달래가 핀 경치가 좋은 곳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어디일까요?


 

등장인물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양반과 기녀 3쌍과 몸종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그리고 말 3마리가 보입니다.


오른쪽 끝에 있는 첫 번째 사람은 양반인데, 갓은 벗어 던지고 말구종(마부)의 모자까지 쓰고 있습니다. 설사 조선시대에 말구종이 양반에게 모자를 줄리가 없고, 분명 양반이 모자를 뺏어 쓰지 않았을까요?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채찍과 함께 왼쪽 다리에는 끈까지 묶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마부 수업을 받는 장면입니다. 또 양반의 눈은 기생을 흠모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랑은 신분을 초월한다는 말은 조선시대에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기생은 여유롭게 긴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고 머리에는 진달래까지 꺾어 꽂았습니다. 그리고 말을 탄 모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림은 가장 왼쪽에 위치한 이 사람은 양반에게 모자를 빼앗긴 말구종입니다. 한 손에는 양반의 모자를 들고 따라갑니다. 상전의 사랑에 끼어들지는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입니다.


 

다음의 등장인물들은 두 손으로 공손히 기생의 곰방대를 잡고 있는 양반과 무엇인가를 부탁하는 기생의 모습입니다. 기생은 쑥쓰러운지 왼손을 머리에 두고 오른손으로 곰방대를 부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굴은 이 장면이 싫지는 않은지 웃고 있습니다.

가관인것은 양반의 표정이 굉장히 진지하다는 것입니다. 이 순간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리학적 가르침보다 사랑하는 연인을 기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인물들은 급하게 약속 장소를 가는 사람들입니다. 양반의 발 걸음과 말을 보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얼마나 급하면 양반은 갓을 바로 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윤복의 연소답청에서 보아야 할 다른 것은 말의 모습입니다.

 

말의 털 하나하나가 세밀하게 그려져 있으며, 움직임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또한 마구의 모습 역시 다 달라 조선시대에 어떤 마구를 이용했는지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말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말의 중요성이 떨어져서 작게 그렸는지, 아니면 그림에 보이는 것과 같은 작은 말이 있었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말이 굉장히 귀엽게 그려져 있습니다.


각설하고 이 그림을 정리하면, 사랑은 양반과 기생의 신분을 초월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고자 하는 남성들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신윤복이 말을 그린 모습에서 그가 영모화(翎毛畵)에 있어서도 탁월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그림 역시 저에게 재미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신윤복의 그림을 포기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