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 YOUR LIFE

오늘은 신윤복의 소년전홍[少年剪紅]을 감상하고자 한다.

소년전홍의 한자를 알기 전까지 무슨 만화책의 제목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림을 보고 관련 문헌을 보니 만화책보다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그림을 감상해 보자.

 

 

어디에서 양반 한명이 여자의 손을 잡아 끌고 있다. 주위에는 담벼락과 기석, 그리고 꽃 나무가 3그루 보이고 있다. 과연 어떤 내용이 숨겨져 있을까?

 

 

제목을 보면 소년전홍 소년[少年]이 홍[紅 꽃]을 꺾고[剪] 있다. 즉, 소년이 여인이라는 꽃을 꺾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양반으로 보이는 앳된 남자는 사방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긴 곰방대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방관 안쪽에 상투를 튼 것을 보니, 혼례를 치른 유부남입니다. 그런데 여인으로써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운 상황인데 여인의 표정은 뭐라고 할까 거부하기 보다는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입니다. 우리가 어쩔 줄 모를 때 머리를 긁적이지 않나요?


두 사람은 남자가 혼인하기 전부터 사랑하던 사이일까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습니다. 여인은 짚신을 신고 차림새로 보아 몸종으로 보입니다. 조선시대를 생각해 볼 때, 권력의 중심에 위치한 양반이 몸종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면, 양반이 몸종을 희롱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여인은 그것이 그다지 싫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윤복은 이 그림을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제시를 남기었고, 이 제시를 통해 청춘남녀들의 혈기가 춘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즉, 신윤복은 양반이 몸종을 희롱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젊은 두 남녀가 청춘을 불태우는 것이라 본 것입니다.


密葉濃堆綠[밀엽농퇴록]

繁枝碎剪紅[번지쇄전홍]


빽빽한 잎들이 초록으로 짙게 물들면

가지들은 붉은 꽃잎을 떨어뜨리네


이 그림에서 신윤복은 괴석을 다음과 같이 그렸습니다. 왜 괴석일까요? 마치 엉덩이를 빼고 있는 여인네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조선시대 선비들은 돌을 군자의 품성과 연관지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양반집에 괴석을 두고 감상하였습니다. 덕수궁에 가 보면 괴석을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돌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였고, 다산의 상징으로도 여겼습니다. 문제는 왜 여기서 괴석일까요? 선비들의 변치 않는 품성? 신앙의 대상? 다산의 상징? 이 모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남성의 성기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생각의 근거로서 괴석 옆에 있는 백일홍을 들 수 있습니다.  백일동안 꽃을 피우고 지는 백일홍. 소년이 자르고자 한 꽃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옛 그림을 보면 볼 수록 상상의 세계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본 소년전홍의 감상은 어떠한가요? 여러분들이라면 이 장면을 어떻게 그리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