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 YOUR LIFE

이번 그림은 신윤복의 춘색만원(春色滿園)이다.

춘색만원은 풍속화로서 그 시대의 일상적인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대표적으로 김득신과 김홍도가 있다. 그런데 신윤복의 그림에서는 김득신과 김홍도와의 다른 맥을 찾아 낼 수 있다. 바로 사람들의 의식 변화이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러한  '의식'적 측면에 집중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유교적 공리공론과 윤리의식이 중요시 되던 조선시대에는 성(性)은 암묵적으로 배척되었던 주제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병자호란으로 몰락 사대부층이 등장하고 농업과 상업의 발전으로 조선시대는 과거와 다른 사회적 모습을 띄게 된다.


조선시대는 철저하게 양반 그리고 남성의 시대였다.

여성들은 과부가 되더라도 수절을 강요 받아야 했다. 만일 이혼하고 재가한다면 그 자녀는 무반과 문반이 될 수 없었다. [再嫁女之所生勿叙東西班職  재가여지소생물서동서반직 경국대전 이전 중앙관직]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재가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 개가는 남편이 죽은 다음에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을 뜻함)

 

 

이런 사회분위기에서 성에 대한 담론과 관심은 유교적 도덕 관념에 파묻힐 수 밖에 없었으며, 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불평등한 존재였다.


이 그림을 보면 여자는 이 상황이 싫지 않은 듯 미소를 띄우고 있다. 그리고 이 여인은 남편과 아이가 있는 유부녀이다.  월야밀회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남색 끝동에 자주색 고름의 저고리는 남편과 아들을 뜻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가능한 모습일까? 절개가 중요시되던 조선시대에?


또한 여인은 한 손에는 합죽선을 들고 얼굴에는 홍조가 든 앳되어 보이는 양반이 싫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자신의 바구니를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 술을 먹은 양반이 나물을 캐고 돌아오는 어염집 여인을 희롱하는 장면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여인의 표정으로 보아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여인의 모습에서 신분을 뛰어 넘고, 상황을 뛰어 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의식의 변화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 시의 제발을 보면


春色滿園中[춘색만원중]

花開爛漫紅[화개란만홍]


봄 기운이 뜰 가운데 가득 차니

꽃이 흐드러지게 붉게 피어 있다.


이 제문을 통해서도 신분과 상황을 뛰어넘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