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 YOUR LIFE

이번 시간에는 옛 그림 알아보기 중에서 신윤복의 쌍검대무를 알아보고자 한다. 쌍검대무는 여러 매체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그림이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그림을 살펴보면, 두 명의 여자인 칼춤을 추고 있고 이를 감상하는 사람들과 음악을 연주하는 악공들로 되어 있다.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가운데 양 손에 검을 쥐고 춤을 추는 두 명의 기생이 무희가 보이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아래에는 악공을 배치하고, 주변에 보는 사람 둘러 안정감을 주고 있다. 또한 검무를 추는 무희의 옷을 화려하게 채색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두고 있으며, 사람들은 담담하게 그렸다. 이렇게 본다면 이 쌍검대무의 주인공은 무희들일까? 상상력을 발휘해서 무희만 놓아두고 전부 지운다면 그림이 어떻게 될까? 또 무희만 삭제한다면 그림은 어떻게 될까? 분명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그림보다는 못할 것이다. 하나 하나의 장면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만들기 때문이다.

쌍검대무에 등장하는 무희들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대비이다. 왼쪽여인은 오른쪽 여인에 비해 바르게 서 있지만, 오른쪽 여인은 돗자리 끝에 위치해 위태위태한 느낌을 주고 있다. 또한 왼쪽 여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 여인의 얼굴은 반쪽 보여, 우리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왼쪽의 여인은 빨간색 치마, 노란색 저고리, 파란색 전립을 쓰고 있지만 오른쪽 여인은 검은색 전립, 옥색 전고리, 파란색 치마를 입고 있어 극명한 대비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쌍검대무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왼쪽, 아래 그림에서는 아래쪽 사람이 주빈 혹은 주최자라고 생각된다. 자주색 허리띠인 세조대를 차고 있기에, 당상관 이상의 높은 관리라고 생각되며, 그가 앉은 돗자리는 다른 사람들이 앉은 돗자리에 비해 파란색 띠가 둘러져 있다. 또한 대나무로 된 허리 받침대까지 준비되어 있다.

그럼 이 사람은 주빈일까? 주최자일까? 소견을 말하자면 주빈 즉 손님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다리를 모으고 갓을 약간 치켜 쓴 인물 때문이다. 만약 당상관 이상의 높은 양반이 주최를 한 연회였다면 이를 보러 온 사람이 저렇게 편한 자세로 볼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기생 옆에 앉은 두 사람(노란 초립을 쓴 청년, 갓을 쓴 청년)은 아버지가 불러 지체 높은 양반에게 소개하고자 부름을 받은 거라고 생각된다. 참조로 왼쪽 갓을 쓴 청년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신랑이고, 오른쪽 청년은 아직 장가를 가지 않아 초립을 쓰고 있다. 이러한 두 청년사이에 두 명의 기생이 느긋하게 검무를 감상하고 있다. 또한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보이고 있다. 쌍검대무를 추는 무희들과 잘 아는 관계일까?


 


이 연희는 많은 비용을 들인 것이다. 쌍검대무를 추는 무희, 기생, 악공까지 부르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재력이 없으면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상춘야흥(더 자세한 정보)를 보면 대금, 해금, 거문고의 조촐한 연회였지만 여기서는 삼현육각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삼현육각은 김홍도의 무동에서도 확인 가능하듯, 대금, 해금, 장구, 북, 피리 2개로 편성된 것을 말한다.

아래 그림은 왼쪽부터 해금, 향피리, 향피리, 대금, 장구, 북이다. 맨 오른쪽 사람의 복장이 오른쪽 5명의 모습과 다르다는 점에서 같은 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장악원의 익공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의문의 두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은 무엇일까? 왼쪽 사람은 악공들이 앉은 자리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또한 그의 복색에서 그의 신분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특이한 것은 오른속에 들고 있는 사면(얼굴을 가리는 것)이다. 왜 사면을 가지고 있을까? 사면은 혼례식 때 신랑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 사용되거나, 남자가 여자를 내외할 때 사용되었다. 그렇다면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 사면을 가지고 왔지만 쌍검대무가 너무 대단해서 얼굴을 가리는 것을 잊어 버린 것일까? 분명 남자는 왼손으로 수염을 만지면서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쌍검대무의 매력에 내외를 해야한다는 유교의 가르침을 잊은 것일까?


     

   

 

마지막으로 보이는 인물을 곰방대를 들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다. 복색을 보아 이 집의 몸종으로 생각되며, 손에는 긴 곰방대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곰방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져다 주려는 것이라고 보인다. 그럼 그 사람은 누구일까? 이 소년의 눈이 향하는 곳은 지체 높은 양반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지체 높은 양반은 바닥에 곰방대를 두고 있기에, 무릎을 모으고 편하게 듣고 있는 양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늘도 신윤복의 옛 그림 쌍검대무에서 조선시대 양반들의 생활과 풍류를 조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악공을 부르거나 무희를 부르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멋진 영상과 음악들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과 영상을 보고 하루를 멋지게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참 담배는 피우지 않아도 좋습니다.

 

겨울이지만 봄의 기운이 가득한 오늘 신윤복의 상춘야흥을 살펴보고자 한다. 상춘야흥(賞春野興], 상춘이란 봄의 경치를 구경하고 즐기는 것을 뜻이다. 결국 봄이 여문 들판에서 여흥을 즐기다라는 뜻이다. 야흥[野興]이라고 해서 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그림의 하단부를 보면 돌로 쌓은 축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야외에서도 이런 축대가 있으면서 연못이 있는 곳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따라서 꼭 야외라고 할 수도 없고 어느 양반집 후원이라고 하기에도 어렵다. 중요한 것은 실내가 아니라 경치가 좋은 곳이라는 것이다. 정확한 위치는 이 그림의 주인공과 신윤복만 알 수 있을 것이다.

 

 

 

계절적으로는 상춘야흥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봄이다. 또한 진달래가 여기저기 피어 있음을 볼 때 그러한 해석에 틀림이 없다. 그림을 좀 더 살펴보면, 이 그림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음악을 연주하는 악공이 3명이 있고, 음악을 감상하는 양반이 두 명이 앉아 있다. 그리고 양반 옆에는 기생 두명이 앉아 있다. 이외에도 악공의 동료로 보이는 두 사람과 술을 나르는 여인이 보이고 있다.

 

 

어떤 상황일까? 그림의 구도를 보았을 때, 가운데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이 주빈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상석을 양보하는 것이 통례이며, 초대한 사람은 물러나 앉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오른팔의 소매를 걷어 붙이고 음악을 감상하는 모습이 음악에 빠져 든 것으로 보인다. 이 양반은 단순한 양반이 아니고 당상관이상의 양반으로 생각된다. 그 근거로서 도포 위에 두른 세조대(띠)가 자색이기 때문이다. 과거 조선시대 당상관이상만이 세조대의 띠를 홍색이나 자주색으로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것은 왼쪽에 물러나 있는 양반의 세조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악공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왼쪽부터 대금, 해금, 거문고가 보이고 있다. 해금연주자는 거문고 연주자를 보면서 잠깐 멈춰 있는 것으로 보이고, 대금 연주자는 열심히 자신의 연주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술을 나르고 있는 여인이다. 작은 게다리 소반에 술이 올려져 있고, 하나의 잔과 찬이 들어있는 그릇이 보이고 있다.  여인의 방향으로 보아서 가운데 있는 주빈에게 향하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전체적인 그림 크기에 비해 이 여인은 비정상적으로 작게 그려져 있다. 이외에도 이 그림에는 음악을 다소곳이 앉아서 감상하는 한명의 기생과 담배를 피우는 있는 기생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봄의 경치를 야외에서 음악과 함께 감상하고, 여기에 추가하여 한잔 술잔이 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이런 그림과 비슷한 것이 신윤복의 청금상련이라는 그림이 있다. (청금상련 링크) 두 그림을 비교해서 감상하는 것도 신윤복의 그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된다. 다가오는 봄 날, 이 그림의 주인공처럼 상춘야흥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포스팅 주제는 바이올린입니다.

물론 지금의 저는 바이올린과 전혀 관계없습니다. 초등학교 때 조금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도레미파솔라시도'도 할 수 없습니다. 그 때 배울 때, 열심히 했으면 좀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었는데 조금 후회가 남습니다.

 

다행히 그 때 사용했던 바이올린들이 있어, 첫째 아이를 위해 수리했고,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고자 합니다.

과거에 사용했던 바이올린은 일단, 케이스부터 너무 오래되어서 여기저기 상처나고 안의 천들이 다 헤졌습니다. 또 '활(BOW)'은 그 상태가 더욱 나뻐 활대는 너무 휘어지고 말총은 최악이었습니다. 바이올린 부분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솔직히 어떤 부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오래된 바이올림

 

이 오래되고 낡은 바이올린은 본 첫째가 "아빠, 나 저 바이올린 싫어!"라고 외쳤습니다. 와이프도 그냥 새 바이올린을 사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리하면 되는데 왜 새로 사느냐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제 속 마음은 '아빠가 사용하던 바이올린을 그 아들이 사용하고, 그 아들이 다음에 물려주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수리할 곳을 알아본 결과 마가뮤직으로 결정했습니다. 제 집과 그나마 가까운 곳이며, 2호선 대중교육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위치는 첨부된 지도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마가뮤직

 

제가 10시 15분전에 도착했을 때는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다른 블로거들을 믿고 꾹 참았습니다. 다행히 10분 정도 기다리니까 사장님이 오셔서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어떤 가게를 갈 때, 오픈시간과 클로즈시간도 조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마가뮤직

 

가게 모습입니다. 바이올린 수리점으로 알고 왔지만 다양한 바이올린과 바이올린 부속 제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매장을 잠깐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참 바로 아래 사진을 보면 과거 드라마 '베트벤 바이러스'의 출연자들이 방문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누구의 서명일까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열연을 해 주신 강마에 김명민과, 치매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였던 오보에 연주자 김갑용 역을 했던 이순재님의 서명입니다.

 

마가뮤직

 

마가뮤직

 

마가뮤직

 

마가뮤직

 

마가뮤직

 

바이올린 매장 구경을 마치고 드디어, 제 바이올린 종합검사(?)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사장님이 바이올린을 요모조모 살펴주셨습니다. 사장님 진단 결과 "지판 끝 부분이 조금 들려 있고, 브리지도 손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기타 턱받침, 줄걸이판 등의 부속은 그냥 사용해도 좋습니다." 저는 혹시나 울림판에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수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니 한 숨을 놓았습니다.

 

아쉽게도 수리하는 모습도 찍어서 포스팅하고 싶었는데, 수리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바로는 안 되고 4~5시간 후에 찾으러 오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마가뮤직

 

수리된 바이올린의 모습입니다. 굳이 처음 사진과 비포앤에프터를 하지 않더라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케이스(5만 5천원), 활(2만원)을 새로 구입했고, 줄(1만원)을 끼웠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비틀리고 부족한 부분을 수리(44,000원)했습니다. 총 비용은 총 12만 9천원이 소용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레슨용이나 입문용을 구입하면 더 싸게 구매할 수도 있지만, 아빠가 사용하던 바이올린을 그 아들이 사용하는 모습은 좀 멋있지 않나요? 이상으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바이올린

 

 

 

 

젊은 양반들의 봄 나들이 연소답청(年少踏靑)에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이 그림은 혜원 신윤복의 그림 중에서도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양반들의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먼저 그림을 감상해 봅시다. 

시간과 장소, 등장인물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먼저 시간적으로 분홍색 진달래가 핀 봄날입니다. 제목에서도 '답청(踏靑)'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답청이란 뜻은 봄에 파랗게 피어난 풀들을 밟는다 즉 봄에 교외로 바람을 쐬러 간다는 뜻이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봄날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김홍도는 진달래를 그리면서 다른 바위 부분은 연하게 그리면서 진달래의 분홍색을 강조했습니다. 역시 신유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소 역시 진달래가 핀 경치가 좋은 곳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어디일까요?


 

등장인물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양반과 기녀 3쌍과 몸종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그리고 말 3마리가 보입니다.


오른쪽 끝에 있는 첫 번째 사람은 양반인데, 갓은 벗어 던지고 말구종(마부)의 모자까지 쓰고 있습니다. 설사 조선시대에 말구종이 양반에게 모자를 줄리가 없고, 분명 양반이 모자를 뺏어 쓰지 않았을까요?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채찍과 함께 왼쪽 다리에는 끈까지 묶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마부 수업을 받는 장면입니다. 또 양반의 눈은 기생을 흠모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랑은 신분을 초월한다는 말은 조선시대에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기생은 여유롭게 긴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고 머리에는 진달래까지 꺾어 꽂았습니다. 그리고 말을 탄 모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림은 가장 왼쪽에 위치한 이 사람은 양반에게 모자를 빼앗긴 말구종입니다. 한 손에는 양반의 모자를 들고 따라갑니다. 상전의 사랑에 끼어들지는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입니다.


 

다음의 등장인물들은 두 손으로 공손히 기생의 곰방대를 잡고 있는 양반과 무엇인가를 부탁하는 기생의 모습입니다. 기생은 쑥쓰러운지 왼손을 머리에 두고 오른손으로 곰방대를 부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굴은 이 장면이 싫지는 않은지 웃고 있습니다.

가관인것은 양반의 표정이 굉장히 진지하다는 것입니다. 이 순간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리학적 가르침보다 사랑하는 연인을 기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인물들은 급하게 약속 장소를 가는 사람들입니다. 양반의 발 걸음과 말을 보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얼마나 급하면 양반은 갓을 바로 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윤복의 연소답청에서 보아야 할 다른 것은 말의 모습입니다.

 

말의 털 하나하나가 세밀하게 그려져 있으며, 움직임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또한 마구의 모습 역시 다 달라 조선시대에 어떤 마구를 이용했는지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말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말의 중요성이 떨어져서 작게 그렸는지, 아니면 그림에 보이는 것과 같은 작은 말이 있었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말이 굉장히 귀엽게 그려져 있습니다.


각설하고 이 그림을 정리하면, 사랑은 양반과 기생의 신분을 초월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고자 하는 남성들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신윤복이 말을 그린 모습에서 그가 영모화(翎毛畵)에 있어서도 탁월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그림 역시 저에게 재미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신윤복의 그림을 포기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살펴 볼 옛 그림은 신윤복의 야금모행입니다.

먼저 작품을 감상해 봅시다. 시간과 장소 그리고 등장인물은 누구입니까? 또한 어떤 상황일까요? 그림을 살펴 보았다면 하나하나 알아봅시다.



이 그림의 제목은 야금모행입니다. 야금모행(夜禁冒行)이란, 통행금지된 야밤에 위험을 무릅쓰고 돌아다니다라는 뜻입니다. 달의 모습이 그믐달입니다. 그믐달은 아침에 뜨고 저녁에 지는 달이기 때문에 이 그림의 시간은 아주 늦은 밤이나 새벽이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복장으로 보아 추운 겨울날 같습니다. 양반과 기생의 옷을 보면 솜으로 누빈 저고리와 속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또 털로 된 토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생의 몸종으로 보이는 아이가 털모자를 들고 있다는 것을 보아서 추운 겨울 날입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림을 보면 양반과 빨간 옷을 입은 별감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별감은 왼손의 검지와 중지를 들어서 무엇인가를 지시(?)하는 것 같고, 양반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에 기생집에 가서 술을 먹으려고 하는 것일까요? 시간을 생각해 볼 때, 술을 먹으러 가는 것 보다 술을 먹고 다음 행동을 취하려는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 별감들이 기생들을 뒤를 봐 주고 기부(技夫) 역할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보았을 때, 이 별감은 기생과 함께 가는 양반에게 무엇인가를 지시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지시일까요? 술값을 달라는 것일까요? 아니면 기생을 잘 부탁한다는 뜻일까요? 별감의 표정을 보아서는... 조금은 상상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아는 지 기생은 오른손을 오른쪽 허리에 대고, 긴 곰방대를 물고 담배를 빨고 있습니다. 표정을 보아하니, 이런 일이 한두번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신윤복은 왜 이 그림을 그렸을까요? 단순히 양반들의 노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서일까요? 다시 한번 상상을 하게 하는 신윤복의 그림이었습니다.



오늘은 신윤복의 소년전홍[少年剪紅]을 감상하고자 한다.

소년전홍의 한자를 알기 전까지 무슨 만화책의 제목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림을 보고 관련 문헌을 보니 만화책보다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그림을 감상해 보자.

 

 

어디에서 양반 한명이 여자의 손을 잡아 끌고 있다. 주위에는 담벼락과 기석, 그리고 꽃 나무가 3그루 보이고 있다. 과연 어떤 내용이 숨겨져 있을까?

 

 

제목을 보면 소년전홍 소년[少年]이 홍[紅 꽃]을 꺾고[剪] 있다. 즉, 소년이 여인이라는 꽃을 꺾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양반으로 보이는 앳된 남자는 사방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긴 곰방대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방관 안쪽에 상투를 튼 것을 보니, 혼례를 치른 유부남입니다. 그런데 여인으로써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운 상황인데 여인의 표정은 뭐라고 할까 거부하기 보다는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입니다. 우리가 어쩔 줄 모를 때 머리를 긁적이지 않나요?


두 사람은 남자가 혼인하기 전부터 사랑하던 사이일까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습니다. 여인은 짚신을 신고 차림새로 보아 몸종으로 보입니다. 조선시대를 생각해 볼 때, 권력의 중심에 위치한 양반이 몸종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면, 양반이 몸종을 희롱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여인은 그것이 그다지 싫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윤복은 이 그림을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제시를 남기었고, 이 제시를 통해 청춘남녀들의 혈기가 춘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즉, 신윤복은 양반이 몸종을 희롱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젊은 두 남녀가 청춘을 불태우는 것이라 본 것입니다.


密葉濃堆綠[밀엽농퇴록]

繁枝碎剪紅[번지쇄전홍]


빽빽한 잎들이 초록으로 짙게 물들면

가지들은 붉은 꽃잎을 떨어뜨리네


이 그림에서 신윤복은 괴석을 다음과 같이 그렸습니다. 왜 괴석일까요? 마치 엉덩이를 빼고 있는 여인네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조선시대 선비들은 돌을 군자의 품성과 연관지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양반집에 괴석을 두고 감상하였습니다. 덕수궁에 가 보면 괴석을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돌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였고, 다산의 상징으로도 여겼습니다. 문제는 왜 여기서 괴석일까요? 선비들의 변치 않는 품성? 신앙의 대상? 다산의 상징? 이 모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남성의 성기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생각의 근거로서 괴석 옆에 있는 백일홍을 들 수 있습니다.  백일동안 꽃을 피우고 지는 백일홍. 소년이 자르고자 한 꽃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옛 그림을 보면 볼 수록 상상의 세계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본 소년전홍의 감상은 어떠한가요? 여러분들이라면 이 장면을 어떻게 그리시겠습니까?

2018년의 부동산 시장 격변이 예상되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많은 질문을 던져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늘은 이러한 질문을 찾는 과정에서, 읽은 쏘쿨의 『쏘쿨의 수도권 꼬마아파트』의 서평을 남기고자 한다.


 

저자 쏘쿨은 평범한 월급쟁이 시절에 모은 종자돈 1000만원으로 시작하여 현재 수십억원의 자산을 일구어 낸 자산가이다.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투자철학과 노력 그리고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 내용들이 잘 녹아져 있다.


그의 투잘철학과 노력, 노하우는 무엇일까? 먼저 목차를 통해 그 내용을 엿보고 주요 질문을 바탕으로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논평하고자 한다.


제1장 : 내 집을 꼭 사야 하는 이유

제2장 : 꼬마 아파트로 시작하라.

제3장 : 서울 수도권 완전정복.

제4장 : 서울 수도권 꼬마 아파트 핵심지역.

제5장 : 내 집 마련 마인드맵 만들기.

제6장 : 실전으로 익히는 내 집 마련 노하우.

제7장 : 내 아파트 속속들이 알아보기.

제8장 : 쏘쿨의 내 집 마련 고민 상담소.


집을 왜 꼭 사야 할까?

내 집이 없다면 전세 또는 월세 기간이 끝나면 철새같이 이사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기간동안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 상승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집을 사는 과정에서 자신의 경제 생활을 되돌아 보고 노력을 하게 된다.


꼬마 아파트로 시작하라고 한 까닭은 무엇인가?

여기서 잠깐 꼬마 아파트를 명확히 하면, 전용면적 60㎡(18평)이하인 소형아파트보다 작은, 전용 50㎡(15평) 미만의 아파트를 의미하며, 현장에서는 초소형 아파트라고 말하며, 방 두개 이하로 구성된다. 이렇게 작은 아파트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의 저자 김유라는 꼬마 아파트와 같은 10평대 아파트를 추천하지 않았다. 공실이 많고, 도시형생활주택 및 원룸과의 경쟁이 치열하고, 수리나 관리를 할 때 20~30평대와 똑같이 품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방의 10평대 아파트를 꿈꾸고 사려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쏘쿨이 꼬마 아파트를 추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꼬마 아파트를 목적으로 하지 말고 꼬마 아파트로 시작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남의 집에서 전세로 살지 말고, 전세금을 종잣돈으로 해서 꼬마 아파트를 사고 나중에 더 큰 것으로 갈아타라는 것이다.


어떤 아파트를 구매해야 하는가?

사람마다 집을 구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저자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직장과 육아를 도와 줄 친정과 시댁의 위치

☆ 전철역 기준으로 반경 800m원 안. 강남, 여의도, 시청 접근성도 고려

☆ 수도권이라면 도넛모양(전철 2호선과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를 참조해서 입지 결정


 

수도권 꼬마 아파트 90쪽 참조

지역을 추천한다면 어떤 곳이 좋나요?

노원구 : 노원구 중계동 502-1 중계그린아파트

중랑구 : 중랑구 신내동 657 신내 9단지 진흥아파트

송파구 : 송파구 거여동 290 거여 1단지 아파트

강동구 : 강동구 길동 400 우성아파트

금천구 : 금천구 독산동 1088 주공 14단지 아파트

서울을 기준으로 소개된 곳이며, 저자의 추천이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경기도와 인천을 소개했으나 천기누설이라서 생략!


내 집을 마련할 때 체크리스트가 있다면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할까요?

- 나의 목표를 마인드맵으로 시각화하기

- 인터넷, 모바일로 사전 조사하기

- 시세 지도 만들기

- 자금계획 엑셀표 만들기

- 부동산에 방문해서 현장 조사하기

- 집을 매수하고 수리하기


시세지도란 무엇인가요?

시세지도는 저자 쏘쿨이 만든 개념으로, 지도 위에 관심 지역 아파트 시세와 주변 사항을 적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먼저 관심지역의 지도를 구하고, 아파트 단지별-평형별-매매-전세 가격을 적고 주변의 신규 아파트의 분양 가격을 적는다. 그리고 편의시설 등을 표시하고 시세 지도 안에서 입지별 아파트 가격 가성비를 비교 평가하는 것이다.


초보자가 아파트를 구매해야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조급하지 말고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집을 알아보아라.

-호재를 바라보거나 미래를 예측하지 마라.

-디귿자 싱크대와 같은 인테리어가 아닌, 입지를 보아라.

-좋은 물건을 나쁜 가격에 사지 마라.

추가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부동산 격언을 하나 적으면, 좋은 물건은 없고 좋은 가격만 있을 뿐이며, 나쁜 물건은 없고 나쁜 가격만 있을 뿐이다.


저자와 위와 같이 실질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부동산 구매자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동산 관련 상식-면적, 아파트 구조, 아파트 살펴보기, 주변 환경하기, 리모델링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싶은 과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까에 대해서, 저자는 몇 가지 논점을 들어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점쳤다. 저자의 개인적인 내용이기에 주의해야 보아야 하지만 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인구 감소 ?

    외국인 등 비등록 거주 인구의 증가, 1인 가구수의 증가하고 있다.

☆ 주택 보급율 100% ?

    통계의 주택은 폐가, 별장, 세컨드 하우스, 재개발 지역의 주택도 포함되어 있다. 실질적으로 250만 가구 이상이 부족한 상태이다.

☆ 집값이 너무 비현실적 ?

    우리나라 국민소득에 부합되는 가격이며, 돈의 단위가 크기에 체감도가 높다.

☆ 대출 금리 상승 ?

    금리가 상승할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이 두 자릿수 금리시대는 오지 않는다.

☆ 집값 하락 ?

    자신이 살 집이라면 상승이든 하락이든 큰 문제가 안 되며, 인플레이션이 있기에 가격조정은 이루어진다.

☆ 새 아파트만 가격 상승?

    아파트 건물만 보지 말고, 아파트가 지어진 땅의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 전세보증금은 안전한가?

    깡통 전세의 문제도 있지만, 2년 전의 전세금 2억과 지금의 2억은 다른 가치이다.

    인플레이션을 생각해야 한다.

☆ 집은 언제 구매?

    매물이 많을 때 구매하기 보다, 비수기가 가격 협상에 유리하다. 여름은 비가 새는지, 겨울은 우수관이 얼지 않는지 등을 볼 수 있기에 더욱 더 좋다.


마지막으로 쏘쿨의 꼬마 아파트라는 책은, 남의 집에 살면서 미래를 불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자신의 집을 가지고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저자의 투자 철학이 모든 사람들에게 부합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투자철학을 되돌아 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쏘쿨의 수도권 꼬마 아파트 천기누설
국내도서
저자 : 쏘쿨
출판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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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의 노상탁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노상탁발(路上托鉢)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스님들이 길에서 탁발을 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탁발은 불교수행법 중 하나로 걸식 수행을 뜻한다. 걸식 수행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의 모든 아집과 욕심을 내려 놓고,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참조 조계종이 1964년 종무회의를 열어 탁발 금지를 종법으로 정함)


이러한 탁발을 하는 스님이 이 그림에서 네 사람이 보인다. 

머리가 없는 사람은 법고를 두드리고 있으며, 법고 왼쪽에 패랭이를 쓴 사람은 꽹과리, 꽹과리 옆에는 목탁을 들고 탕건을 쓰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또 머리에 고깔을 쓰고 손에 부채 혹은 부적으로 보이는 것을 잡고 허리를 숙이고 있다.


이 사람들은 분명 탁발을 하고 있으나, 조금은 이상하다. 스님들이 입는 가사가 없으며 일반 백성들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거사(居士)가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절의 사정이 좋지 않아 스님이든 남자 신도인 거사들이 길에서 꽹과리와 목탁 그리고 법고를 두드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생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않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그림에서 불교가 배척당하고 유교가 숭상되었던 조선시대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법고일까?

법고는 부처님의 소리를 전하는 범음구(梵音具) 중 하나이다. 그리고 법고는 축생을 비롯한 땅 위에 사는 모든 중생들에게 불법을 널리 전하고, 그들의 번뇌를 물리치고 해탈에 이르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법고를 포함해서 범종, 목어, 운판을 일컬어 불전사물이라고 한다.


그림으로 돌아와서, 이런 탁발승에게 지나가던 여인이 시주를 하려는 듯 가운데 있는 여자가 치마를 올리고 엽낭을 꺼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과연 여염집 여인들이 지나가던 스님들을 위해 깊숙히 있던 엽낭을 꺼냈다는 사실이다. 불심이 정말 깊은 것인지 대담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러한 여인을 바라보는 양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손에는 사면을 들고 있으나, 사면의 의미는 없고, 아예 사면을 내려 놓고 여인들을 쳐다 보고 있다. (사면은 신윤복의 쌍검대무 에서도 볼 수 있다.)


정말 궁금한 것은 이 남자의 얼굴이다. 어떤 얼굴일까?

 

 

신윤복의 그림에는 조선시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녹아져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 그림에서 내가 찾지 못한 매력이 없을까 걱정이 된다.

이번 그림은 신윤복의 춘색만원(春色滿園)이다.

춘색만원은 풍속화로서 그 시대의 일상적인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대표적으로 김득신과 김홍도가 있다. 그런데 신윤복의 그림에서는 김득신과 김홍도와의 다른 맥을 찾아 낼 수 있다. 바로 사람들의 의식 변화이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러한  '의식'적 측면에 집중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유교적 공리공론과 윤리의식이 중요시 되던 조선시대에는 성(性)은 암묵적으로 배척되었던 주제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병자호란으로 몰락 사대부층이 등장하고 농업과 상업의 발전으로 조선시대는 과거와 다른 사회적 모습을 띄게 된다.


조선시대는 철저하게 양반 그리고 남성의 시대였다.

여성들은 과부가 되더라도 수절을 강요 받아야 했다. 만일 이혼하고 재가한다면 그 자녀는 무반과 문반이 될 수 없었다. [再嫁女之所生勿叙東西班職  재가여지소생물서동서반직 경국대전 이전 중앙관직]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재가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 개가는 남편이 죽은 다음에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을 뜻함)

 

 

이런 사회분위기에서 성에 대한 담론과 관심은 유교적 도덕 관념에 파묻힐 수 밖에 없었으며, 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불평등한 존재였다.


이 그림을 보면 여자는 이 상황이 싫지 않은 듯 미소를 띄우고 있다. 그리고 이 여인은 남편과 아이가 있는 유부녀이다.  월야밀회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남색 끝동에 자주색 고름의 저고리는 남편과 아들을 뜻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가능한 모습일까? 절개가 중요시되던 조선시대에?


또한 여인은 한 손에는 합죽선을 들고 얼굴에는 홍조가 든 앳되어 보이는 양반이 싫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자신의 바구니를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 술을 먹은 양반이 나물을 캐고 돌아오는 어염집 여인을 희롱하는 장면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여인의 표정으로 보아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여인의 모습에서 신분을 뛰어 넘고, 상황을 뛰어 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의식의 변화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 시의 제발을 보면


春色滿園中[춘색만원중]

花開爛漫紅[화개란만홍]


봄 기운이 뜰 가운데 가득 차니

꽃이 흐드러지게 붉게 피어 있다.


이 제문을 통해서도 신분과 상황을 뛰어넘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고 본다.

오늘의 주제는 조금은 색다른 옛 그림에 대해서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불륜(不倫)에 대한 그림입니다.


월야밀회(月夜密會)로서, 신윤복의 월하정인과 쌍벽을 이루는 작품이면서 묘한 대조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먼저 그림을 보면 화첩 종이에 채색된 그림으로서 28.2 × 35.3㎝크기입니다. 


보름달이 밝게 빛나는 한 밤중에 한쌍의 남녀가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고, 한쪽에서는 이를 바라보고 있는 여인이 있습니다. 어떤 그림일까요?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봅시다.

 

 

먼저, 남자는 전립을 쓰고 남전대를 허리에 두르고 있습니다. 왼손에는 철편 또는 쇠도리깨로 보이는 무기를 들고 있습니다. 이에 이 사람은 포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에 안겨 있는 여인은 어느 여염집의 여인이다. 남편과 자식이 있는 여인이다. 여인의 복장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남색 끝동에 자주색 고름을 단 저고리를 입고 있었다. 남색 끝동과 자주색 고름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남색 끝동 : 아들이 있음을 뜻함

자주색 고름 : 무병장수와 자손번창. 그리고 남편의 무사

 

 

남자에게 안겨 있는 여인은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개는 남성에게 가 있습니다. 그 이상의 상상은 감상하는 분에게 맡겨 두고 다음 등장인물을 살펴 보겠습니다.

 

 

밀회를 즐기는 두 사람을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습니다. 트레머리를 했고 떨잠을 꽂아 장식을 하였습니다. 또한 장옷을 어깨게 걸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바라보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발을 벽에 바싹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일까요?

 

 

얼굴의 표정으로 보아서, 이 두 사람을 연결해 준 사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조선시대에는 하급군관이나 별감들이 기생집을 운영하거나 기둥서방의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이를 단서로 생각하면, 한 여인은 기생이고 다른 이는 기생이었던 여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기생이었던 여인이 원했는지, 남자가 원했는지 모르지만 여인이 이를 주선해 주고 이를 몰래 바라보면서 흐뭇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밀회지만 밀회가 아닙니다.

담장 위에 떠 있는 달이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월하정인에서는 눈썹달이었고, 등불이 없으면 한치도 구분할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왜 달이 밝게 빛나고 있을까요?


월하정인에서의 눈썹달이라면 몰래 바라볼 수 있을까요? 또 서로의 얼굴을 마음대로 보고 밀회를 즐길 수 있을까요? 또한 신윤복 역시 이 장면을 잡아 낼 수 있었을까요?


신윤복은 달을 단순히 달로 본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장면을 가능하게 해 준 장치로서 달을 그려 낸 것입니다. 신윤복의 그림에 숨겨져 있는 장치를 보면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옵니다.